0. 지식 노동자란?
네이버를 찾아봤습니다. 두산 백과에는 이렇게 나오네요.
정보를 나름대로 해석하고 이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노동자를 가리킨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지식을 쌓고 개선하며 개발하고 혁신하는 인간으로, 1968년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가 저술한 《단절의 시대》에서 지식사회를 다루며 처음으로 사용한 말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지식근로자 [knowledge worker, 知識勤勞者] (두산백과, 두산백과)
위의 정의를 보면 과연 우리 주위에 저와 같은 일반 직장인중에 자신이 '난 지식근로자야...에헴'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전 요즘 피터 드러커의 <프로페셔널의 조건>을 꼼꼼히 읽으면서 지식 근로자라는 단어가 과도하게 부풀려지지는 않았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식 노동자.. 어렵지 않습니다.
지식 노동자.. 우리는 이미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1. 지식 노동자의 반대말
저는 피터 드러커의 전문가가 아닙니다. 그분의 책을 원서 2권, 번역서 2권정도 읽어본 보통 직장인입니다. 앞으로 '그'라고 지칭하면.. 사실은 그분 이지만.. 피터 드러커를 의미합니다.
<프로페셔널의 조건>에서 그는 지식 노동자를 서술하면서 그의 반대되는 말로 '육체 노동자'를 들고 있습니다. 공장 혹은 생산 시설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을 제외하고 일반 사무원, 회사원은 모두 지식 노동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식 노동자입니다.
우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세대때는 지금과는 다른 사회였습니다. 그의 말을 좀 들어보지요. 전 사실 이 부분을 읽고 깜짝 놀랐어요. 진짜 그랬나? 싶기도 하고요.
"20세기 초에는 어느 국가에서든 육체 노동자가 전체 노동 인구의 90% 내지는 95%를 차지했다(12p)"
"수천년동안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절대 다수의 사람이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는 권리를 갖지 못했다(14p)"
21세기에 사는 우리들은 .. 물론 수많은 생산 시설 노동자가 존재합니다만 ..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등학교/대학에 다니고.. 취업준비를 하고 회사에 들어가서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입니다. 취업준비는 곧 자신의 더 나은 진로를 선택하는 준비 과정이지요. 요즘은 너무 과열된 것 같지만요.
2. 지식 노동자는 어때야 하는가?
육체 노동자는 과업이 정해져 있습니다. 생산시설의 작업 manual을 보면 나사는 몇번 돌리고 얼마만큼의 힘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상세한 작업 지시서가 존재합니다. 반복적이고 정확하게 일을 해야 하지요.
육체 노동자의 경우 반장, 혹은 관리자의 지시를 정확하게 따라야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 그의 성과도 정량적으로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단위 시간당 몇개의 양품을 재작업 없이 생산조립할 수 있는가..이런 정량적인 지표가 존재합니다.
지식 노동자는 그와는 다릅니다.
지식 노동자의 과업은 표준화 되어 있지 않습니다. 프로그래머의 경우 프로그램을 생산하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기능의 SW를 짜는 수백 수천가지의 방법이 존재합니다. 수많은 SW공학의 도구를 사용하여 비교적 고 품질의 표준화된 코드를 지향하지만, A가 짠 코드와 B가 짠 코드는 그의 개인적인 취향을 어느정도 담고 있게 됩니다.
지식 노동자의 성과는 정량적으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영업 분야의 경우 매출, 이익, 부실채권의 여부등으로 비교적 명확하게 그의 실적을 파악할 수 있지만 보통 회사에는 수많은 다른 부서가 존재합니다.
특히 R&D 연구 분야의 경우 돈을 많이 쓴다고 해서 결과물이 팍팍 나오는 것도 아니고, 최신 SW도구를 사용한다고 해서 고품질의 SW가 나온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결국 사람의 힘이.. 성과를 좌우하는 것이지요.
이렇듯 우리는 지식 노동자가 되어야 합니다.
제가 지식 노동자라는 단어를 자꾸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 회사원은 이미 지식 근로자이고 앞으로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지식에 대해서 좀더 알아보지요.
3. 지식이 다같은 지식이 아니다.
우리는 지식이라고 하면 책에서 배우는 것을 생각합니다. 그것은 전통적인 의미의 지식입니다. 철학, 인문학, 역사, 예술 등등 지식이라고 하면 현실과는 동떨어진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지식 노동자의 지식은 다릅니다.
"서양, 동양 모두에서 지식이란 언제나 존재(being)에 대해 적용되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 그러던 것이 어느 순간 부터 지식이 행위(doing)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지식 그 자체가 자원이 되고 실용적인 것이 되었다. 과거에는 언제나 사유재산이었던 지식이 어느 한 순간에 공공재산이 되었다(32p)"
"지식은 무엇을 할 수 있는 능력(ability to do)를 의미하지 않았다. 즉, 지식은 실용성(utility)를 내포하지 않았다(38p)"
정말 놀랍지 않나요?
우리가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또 배울 수 있는 그 모든 것이 '지식노동자가 추구해야 하는 지식'인 것입니다.
지식은 실용적입니다.
경제적인 삶을 가능하게 하는 재테크, 회사 생활에서 대인 관계를 원만하게 하는 각종 의사소통(communication) 기술, 협상 기술, 기계분야 , SW분야의 전문적인 기술 등등. 사회인으로서 개인의 삶을 영위하게 해주고, 회사에서 즐겁게 생활하고 다른 사람들과 협업하게 해주는 모든 학습의 산물들이 모두 지식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지식을 추구해야 합니다. 조직에서 쓰임을 받는 실용적인 지식 말입니다.
"기술(technology)는 장인이 가진 비밀스러운 기능인 techne와 지식을 조직화하고 체계화하고 목적 지향적으로 정리하는 것을 뜻하는 logy를 조합하여 만든 것이다(39p)"
기술은 실용적인 지식을 의미합니다.
4. 지식 근로자의 필수 사항
지식근로자는 직장인이고 , 내가 속한 조직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의 조직은 이렇다고 그는 얘기합니다.
"조직은 끊임없이 변화를 전제로 조직되지 않으면 안된다. 조직의 기능은 지식을 작업에 적용하는 것이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어떤 한 분야의 지식 체계에 가장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변화는 원천적으로 다른 지식 분야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67p)"
"현대의 조직은 안정파괴자(destabilizer)로 변화를 추구한다(66p)"
이러한 조직에서 우리는 어떻게 근무를 해야 할까요?
"지식 노동자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과업을 다시 정의해야하고 꼭 하지 않아도 되는 되야 할 일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96p)"
"조직 근로자 각자는 조직내의 다른 사람이 생산한 것을 자신의 과업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122p)"
즉,
1) Work smarter: 현명하게 일해야 합니다. 재정의하고 삭제해야 합니다.
2) Comm. smarter: 바퀴를 재발명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내가 다하려고 하기 보다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누군가에게서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5. 조직에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우리는 육체 노동자가 아닙니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제가 알기로 학교에서 우수했던 친구중에 조직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는 대부분 '누군가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교수님처럼) 지정해준다'라고 착각하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산업 사회의 역사를 통틀어 보건데, 기계공들과 같은 모든 육체 노동자들은 언제나 '무엇을, 어떻게,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에 대해 지시를 받으며 일했다(81p)"
하지만 지식 노동자는 요..
"지식 노동자의 생산성 향상에 있어서는 가장 먼저 '해야 할 과업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수행하려 하는가?' 그리고 '왜 그것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해야만 한다.(96p)"
"지식 근로자를 직접적으로 세부적인 면까지 감독할 수는 없다. 따라서 지식 근로자는 스스로 방향을 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 방향은 성과와 공헌, 즉 목표 달성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으면 안된다(114p)"
어렵습니다. 저도 나름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당장 발생하는 인터럽트성 업무도 정신없이 처리하다보면 일주일이 후딱 가는걸요..
6. 결론: 조직의 시대
저는 현대 사회에는 점점 조직의 시대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늘어난 수명만큼 인생에서 조직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날 것 같습니다. 사회는 점점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직업도 점점 세분화되고, 새롭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따라 변화되어 갑니다.
지식 근로자가 되십시오. 내가 해야할 과업을 무엇인지 재정의하시고, 불필요한 과업은 최대한 제거하시고, 조직에 의미있는 공헌(contribution)을 하시기 바랍니다.
나의 성과를 다른 지식 노동자에게 공유하고, 다른 동료의 성과를 활용하여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세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100여년 전에는 개인이 진로를 선택하는 것도, 노동의 형태도 90~95%가 육체 노동자였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면 이제는 개인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확률이 좀더 높아지지 않았나..하고 과도하게 긍정적으로 생각해봅니다. 그만큼 경쟁의 강도가 올라가겠지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2014년 2월 7일 오후 11시 @Home
Ps. 피터 드러커는 정말 당대의 석학인 것 같습니다. <프로페셔널의 조건>이라는 책의 100page정도 읽었는데도... 정말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남은 부분도 천천히 그리고 꼼꼼하게 음미하며 읽어봐야 겠습니다.
최대한 쉽게 쓴다고 적어봤는데.. 다시 읽어보니 과업을 재정의라니,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는등.. 실천하기 쉽지 않은 것이 많네요. 그래도 적으면서 공부가 많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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