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5일 목요일

2013-08: 고급 SW엔지니어로 가는 길 ②쉬운글쓰기

들어가는 글: 첫번째 글에서 고급 SW엔지니어는 마법사를 비유로 하면 단체 마법(range attack)을 구사하는 특징을 얘기하였다. 오늘은 written communication의 관점에서 쉬운글쓰기에 대해서 알아보자.

0. 내 얘기

10년전쯤 처음 직장생활을 했을때 일이다. 나는 주변에서 이런 평가를 받고 있었다.

"동환이는 글을 잘 쓰는 것 같은데.. 글이 너무 어렵다"

라는 것이다. 음.. 난 그 얘기를 한 5년쯤 후에 이해하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하나의 문장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위의 '글을 잘 쓰는 것 같은데..'는 내가 어떤 문장을 쓸 때 꽤나 많은 노력을 한 흔적이 보였다는 것이고.. '글이 너무 어렵다'라는 얘기는 그 문장을 읽었을 때 그 의미가 잘 와닿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1. 쉬운 글 쓰는 방법 

쉬운 글의 반대말은 어려운 글이다. 즉, 어려운 글을 쓰지 않으면 그것은 상대방에게 '쉬운 글'로 인식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려운 글은 무엇일까?

1) 어려운 단어, 전문 용어를 많이 쓴다.
2) 한 문장에서 여러가지 얘기를 한다.
3) 문장을 길게 쓴다.
4) 주어를 생략한다.

오늘은 위의 4가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우리는 SW 엔지니어, 기술자이므로 회사에서 기술에 대해 상사에게 보고하거나 동료에게 이메일을 쓰거나 후배를 위해 기술 문서를 쓰는 경우가 종종 있을 것이다.


2. 전문용어는 최소한으로 쓰자 

전문 용어는 어떤 의미를 명확하게 할 때 쓰이는 것이다. 마구 남발하면 오히려 주의가 분산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같은 영어 단어이지만 분야에 따라 다르게 쓰이는 단어는 얼마든지 있다.

security

이것을 보안으로 해석을 하면 컴공 분야 종사자일 것이고, 만약에 금융 종사자에게는 '유가 증권(securities)'을 의미한다. 나도 경영학을 처음 배울 때 놀랐다.

frequency

일반적인 문과 학생에게는 '빈도'라는 뜻이지만 전자과 학생에게는 '주파수'라고 해석될 수 있다.

이렇듯이 전문 용어는 그 분야에서만 통용되는 단어로 전문 용어를 많이 쓰면 그 문서는 필요이상으로 어렵게 될 수 있다. 더구나 전문용어(jargon)을 자주 쓰면 본인이 전문가가 된 것 같은 착각 효과를 느끼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3. 한 문장에서는 한가지 얘기만 하자 

우리는 하고 싶은 얘기가 많다. 팀장님께 보고할 때 '두괄식'으로 하는 것이 효율적이겠지만 내가 이러쿵 저러쿵 해서 목표한 바를 현재 요만큼 밖에 달성하지 못했다고 구구절절하게 보고하고 싶은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지금의 나처럼 필요이상으로 문장이 길어질 수 있다. 길면 산만해지고 본인이 전달하고 싶은 얘기를 명확하게 전달하기 어렵다.

문장은 단문(simple statement)로 한가지 얘기만 쓰는 것이 좋다. 즉, 긍정적인 얘기와 부정적인 측면을 모두 다루어야 한다면 문단을 분리해야 하는 것이다. 한 문장에서는 한가지의 색깔만 가지는 것이 좋다.

읽는이에게 '이게 지금 하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 아니면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생각이 들도록 문서를 작성하면 안된다.

직장 생활을 하는 프로페셔널은 의사 결정자가 신속하게 판단(decision making)을 할 수 있도록 본인의 의견을 분명하게 적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문장에서는 한가지 얘기만 하자.


4. 문장은 짧게 쓴다. 

위의 얘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길수록 논조는 흐려진다. 그리고 접속사는 많이 쓰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와 같이 강조를 하는 논법이 아니라면 필요한 내용만 적는 습관이 필요하다.

원하는 내용을 짧게 기술하자.
그러면 저절로 쉬워진다.


5. 주어를 생략하지 말자. 

국어의 특성상 서술어가 문장의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어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회사에서 사용하는 업무상의 문서를 작성할 때는 주어의 여부에 따라 어떤 귀책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어를 잘 쓰는 것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강조하고 싶은 주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좋다. 특허 글을 읽어보면 같은 주어가 수십차례 반복된다. 물론 이렇게 하면 글을 읽는 것이 매우 지루해질 수 있지만 분명한 의사표현을 하는데는 그만한게 없다. 오해의 소지를 줄일 수 있다.

사례를 들어주면 정말 좋겠지만.. 아쉽게도 이 글은 집에서 작성하는 글이고..

추후에 사례를 곁들일 것을 약속한다.

주어를 잘 명시하는 것은 꽤나 중요하다.


6. 쉬운 글을 쓰자 

쉬운 글이라는 것이 정의하기 어렵기 때문에 오늘은 '어려운 글'을 피하는 방식으로 접근하였다. 프로그램을 할 때도 마찬가지지만 내가 작성하는 문서는 결국 다른 사람이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인의 지식을 뽐내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문서로 전달할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한정적이어서 진짜 중요한 정보는 직접 마주보고 전수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든 것을 직접 커뮤니케이션에 의존할 수 없을 때 문서의 존재 가치가 발생하는 것이다.  말하고 싶은 것을 '글'로 분명하게 남기어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은 고급 SW엔지니어를 지망하는 사람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2013.8.15 @Home

Ps. 오늘은 좀 급조한 면이 있네요. 다음에는 사례를 곁들여 좀더 실감나는 글로 만나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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